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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아가 좋아한 정미주의 시내가 좋아한 그 사람의 시 2023. 10. 14. 10:42
우수 사원
아침방송 진행자는
우산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사연이 쏟아졌지만
속마음을 다른 누군가가 말해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괄호 속으로 감춰졌다
가둬졌다
댄스곡이 흐르는 침실
아침마다 독재자는 양성된다
휘파람은 어떻게 통증을 불러들이나
허리를 휘청이면서 문을 연다
우산의 손잡이를 번갈아 잡으며
달라진 손바닥의 두께를 잰다
우산을 활짝 펼친 남자가
회전문 안으로 들어간다
부서진 보도블록은
회전하는 발목들의 내일이다
날씨의 기분으로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의 이름을 감춘다
태몽이 없는 사람들을 찾으러 간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내일 신문 발행을 잠시 미뤄둔다
긴 회랑 안으로 날아든
비둘기가 햇볕을 쪼개고 있다
예각으로 찢어진 우산을 펼치고
빛을 감시한다
비둘기는 잘못 알고 있다
독재자는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독재자는 아무나 잘 할 수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접힌 우산은 알고 있다
젖은 비둘기가 몸을 말리는 동안
가장 무거운 죄를 지은 사람을 풀어주고
신문 발행을 미룬 것을 잠시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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