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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어느날 갑자기_조용우내가 좋아한 그 사람의 시 2023. 4. 4. 11:28
어떤 사람은 어느날 갑자기 식물에 화분에 눈을 뜹니다. 화분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그것을 가꾸고 보호하고 함께 합니다. 어떨 땐 종일 하는 일이 그것뿐인 것처럼 미친듯이 또 어느 때에는 심상하게 평생을 그래온 듯이. 나의 가족 중 한 사람은 그렇게 화분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미친듯이, 심상하게 몇년이 지나 베란다는 수십개의 화분으로 가득찹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다른 가족이 유기묘 한마리를 키우자고 데려옵니다. 그는 화분들이 다칠까 걱정이 크고 동물은 한번도 키워본 적이 없어 탐탁치 않습니다. 고양이가 소리 없이 다가와 배를 뒤집고 닫힌 문 앞에서 얌전히 기다립니다. 이들은 어떻게 또 새로운 삶을 모아갈까요? 나는 식물과 동물이 인간을 너무나도 쉽게 순식간에 바꾸어 놓는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가 모르는 새에, 그것들이 우리를 살게 하고 생을 연장시킵니다. 그렇게 늘어난 것은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살아가기 위해, 함께 더 더 살아가기 위해 그렇게 됩니다. 인간의 시 또한 그렇다는 것을 나는 압니다. 이것을 읽기 전으로 우리는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 여기서 미친듯이, 심상하게 모여 이것을 읽습니다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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