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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이 좋아한 조용우의 시내가 좋아한 그 사람의 시 2023. 4. 4. 11:23
비가 온 다음 날
홍콩야자 화분이 사라졌다 여자는 큰길에서 골목길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나래옷수선’ 앞에 모아둔 화분 중 하나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아본다 가게 문을 열고 안팎을 두 번 둘러본다 홍콩야자 화분이 보이지 않는다 비가 오는 밤에 누군가 ‘나래옷수선’ 앞을 지나가다 홍콩야자를 보고는 멈춰서는 모습을 여자는 상상한다 비가 오는 밤에 그는 그것을 가만 바라본다 화분을 한번 들어보니 무게가 꽤 나간다 그러나 집까지 들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비가 오는 밤에 그는 몸을 반쯤 굽힌 자세로 화분을 들고 천천히 큰길을 간다 비가 오는 밤에 길을 가다 서 있는다 엉거주춤하다 비가 오는 밤에 그는 홍콩야자 화분을 들고 길을 간다 여자는 이면지를 찾아 파란 마카로 이런 문장을 적어 유리창에 붙인다; 화분 가져가지 마세요. 모두 소중한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비가 온 다음 날에 저 밝은 화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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