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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사람의 시에게_유현아
    내가 좋아한 그 사람의 시 2023. 4. 4. 11:16

      그 사람의 시에게

     

     

     

      시를 쓴다는 건, 시를 읽는다는 건, 시인을 기억한다는 건 무엇일까요. 자전거를 못타는 저는 자전거에 대한 공포가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 대한 동경도 있습니다. 시도 그런 것 같습니다. 두려움과 동경이 함께 있는 것.

     

      김현 시인과 이소연 시인과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시 이야기 보다는 시 읽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강북에 사는 시인들이 만나서 무엇인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 하나가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의 시였습니다. 어떤 객관적 기준을 들이밀지 않고 철저히 주관적으로 그리고 그 계절에 읽은 시에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의 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계절의 시를 호명합니다. 개인이 개인에게 헌사하는 내그시는 따듯하게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차유오 시인의 <안전한 공간>이라는 한 편의 시에서 저는 가득한 슬픔을 느꼈습니다. 이 시는 사라져가는 어느 골목에서 마주쳤습니다. 안전하지 않은 공간에서 안전한 공간이라는 시를 들었습니다. 사실 이 시를 읽기 전까지 저의 내그시는 선정돼 있었습니다. (모 시인의 시도 정말 좋았습니다.) 하지만 내그시는 내 맘이니까요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어떤 지점에서 훅 와닿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바깥의 공간에서 시를 듣는데 그렇게 선명하게 다가올 수가 없었습니다.

     

      시를 읽는 행위는 이렇듯 사람을 선동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 일 포스티노에서 우편배달부 마리오가 시를 읽기 위해 광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차유오 시인을 처음 보았고 그의 시도 처음 읽었습니다. 한 편의 시로 겨울에 이렇게 조우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의 시는 상금도 상패도 부상도 내 마음입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다정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온전한 공간에서 차유오 시인의 목소리로 그의 시를 소중히 들을 것입니다. 겨울에 읽은 많은 시를 기억합니다. 차유오 시인에게 당신의 시가 제게 들어왔습니다.”라고 전할 수 있어서 그리고 서로 기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마음이 김현의 봄에도 이소연의 여름에도 내가 사랑하는 시가 계속계속 나오기를 희망합니다. 차유오 시인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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