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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정이라는 지면_김현
    내가 좋아한 그 사람의 시 2023. 4. 4. 11:25

      우정이라는 지면

     

     

     

      '김현이 좋아한 그 사람의 시'는 지난 계절 제가 찾아 읽은 시들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을 고른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선정의 변 역시 따로 없습니다.

     

      내가 좋아한 그 사람의 시는 김현문학상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김현이라는 이름으로(!) 1인 문학상을 제정해, 맘대로 상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마음이 맞는 두 사람, 유현아, 이소연을 만났고, 대화했고, 상이라는 이름 대신 지금의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내그시가 한마디로 뭐냐고하는 질문을 받으면 주춤하게 됩니다. 내그시는 결과로서의 상이 아니라 과정으로서의 무엇이기에 그렇겠습니다.

     

      그 무엇이 무엇인지를 함께 묻고 되묻는 과정을 통해 아마도 내가 좋아한 그 사람의 시는 문학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일종의 실험이 되기도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런데도 굳이  ‘그래서 내그시가 무슨 상이라고?하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저는 우정에 가까운 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볼 때면 우정상을 수상한 사람에게 가장 마음이 옮겨 갔습니다. 선발대회에 나가게 된다면 진, , 미보다 우정상을 받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단 한 명의 탈락자도 없이우정상은 늘 본선 진출자를 가리기 전에 발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모두가 함께 웃으면서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어린 나이임에도 인상 깊었던 것일까요? 모두가 애쓰는 가운데 특히 더 애쓴 사람에게 응원을 보내는 상이 아니라 모두가 애쓰고 있음을 한 사람을 통해 현현하게 하는 그 지목은 상이라 이름 붙어 있긴 해도 상보다는 우정이라는 말을 더 도드라지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봄, 김현의 내가 좋아한 그 사람의 시는 제가 좋아하는 많은 시인 중에서도 지난 계절 제 마음속에서 유난히 도드라진 두 시인을 향한 우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 우정의 진원에는 이러한 부분이 있음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김은지, 조용우 시인의 시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어느 지면에서건 두 사람의 이름을 보게 되면 반가운 마음이 되어 제일 먼저 시를 찾아 읽습니다. <내가 아는 시 가장 잘 쓰는 사람>은 제가 그런 식의 당겨 읽기를 하도록 만든 김은지 시인의 첫 시입니다. 아마도 저는 이 시 이후에 김은지 시인의 시를 마침내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비가 온 다음 날>은 반대로 제가 그런 식의 당겨 읽기를 하는 와중에 만난 조용의 시인의 끝 시입니다. 어쩌면 저는 이 시 이후에 조용우 시인의 시를 드디어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두 시는 쓰인 시간도, 공간도 모두 다릅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 두 편의 시의 배면에 깔린 모종의 슬픔을 통해 어느 날 마음의 창을 열고 두 손을 내밀어 떨어지는 잎사귀를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비가 온 다음 날의 밝은 화분” “그건 어떤 기분일까를 떠올렸습니다. “모두 소중한 아이들입니다심호흡하면서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동시대를 사는, 읽고 쓰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되풀이해야 할 감각이라고 새겼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저는 제가 좋아하는 두 시인에게, 두 시인의 시에, 우정이라는 이름의 영원한 지면을 드리려고 합니다. 더 많은 이들에게 가닿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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