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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아가 좋아한 차유오의 시내가 좋아한 그 사람의 시 2023. 4. 4. 11:05
안전한 공간
당신이 죽었다는 것을 보기 위해 우리는 산속으로 걸어가네 걸음을 멈출 수 없는 사람처럼 걷고 있네 모서리를 가진 사물들의 위태로운 자세로
땅 위에 세워진 단단한 묘비
죽음이라는 말속엔 무엇이 있을까
꽉 막힌 벽이 있어
너머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그 뒤의 풍경을 모른다는 건 너무 쓸쓸해
무언가를 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바깥으로 나가야 하지
숨겨지지 않는 몸으로 나를 들키고 마는 일
내가 나의 바깥이 되어 나를 깨부수고 다시 세웠던 시간들
길게 펼쳐진 풀이
반복되는 현재가 되어
나타날 때
사람은 왜 갇혀야 하는 거야?
거대한 무덤을 내려다본다
당신을 기억할 수 있도록
발밑에는 오래된 시계가
깨진 채로 돌아간다
우리는 소리 없이 멈춰 있었다
누군가 지나갈 때마다
풀은 모양을 바꾸고
빛이 사라지면
또 다른 어둠이 나타났다
그러나 빛이 지나간 자리를 기억할 수 있듯이
당신을 기억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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